금전·채권

약정금 청구 소송, 합의서 한 장으로 돈 받는 순서

·읽는 데 약 7분 ·민사소송 전문 민블리

돈을 빌려준 것도 아닌데 상대가 돈을 주기로 약속한 경우가 있습니다. 동업을 정리하며 정산금을 주기로 했거나, 분쟁을 끝내며 합의금을 주기로 했거나, 일을 봐준 대가를 따로 정했거나. 약속한 날이 지나도 입금이 없으면 그 약속 자체를 근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약정금이란 무엇을 청구하는 것인가

약정금 청구는 당사자끼리 "얼마를 언제까지 주겠다"고 정한 합의를 근거로 그 돈을 달라고 하는 소송입니다. 매매대금처럼 법에 이름이 붙은 전형적인 계약이 아니어도 됩니다.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사자가 유효하게 합의했다면 그 합의가 곧 청구 근거가 됩니다.

실무에서 약정금으로 다뤄지는 사례는 폭이 넓습니다. 동업 청산 정산금, 분쟁 종결 합의금, 투자 원금 보전 약정, 사업 소개비, 이혼 과정에서 별도로 정한 금전 지급 약정, 퇴사하며 정한 인센티브 정산액 같은 것들입니다. 공통점은 지급 의무의 뿌리가 법이 아니라 '약속'에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약정금 소송의 승부는 거의 두 가지에서 갈립니다. 그런 합의가 실제로 있었는가, 그리고 합의한 내용이 무엇이었는가. 금액과 기한이 명확히 적힌 종이 한 장이 있느냐 없느냐로 사건의 난이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대여금·손해배상과 구분해 청구 근거를 정하기

같은 돈이라도 어떤 이름으로 청구하느냐에 따라 입증해야 할 내용이 달라집니다. 대여금은 '빌려줬고 돌려받기로 했다'는 소비대차의 성립을 입증해야 합니다. 손해배상은 위법행위와 손해, 인과관계를 따져야 합니다. 약정금은 '이 금액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만 증명하면 됩니다. 돈이 오간 원인이 복잡할수록 약정금 구성이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과거 분쟁을 정리하며 합의서를 썼다면, 그 합의서 자체가 새로운 채권의 근거가 됩니다. 원래 다툼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파고들 필요 없이 "합의했고 이행하지 않았다"로 단순해집니다. 분쟁을 끝낼 때 합의서를 제대로 써두는 실익이 여기에 있습니다.

구분입증 핵심주요 반박
대여금교부 사실과 반환 약속증여였다, 투자였다
약정금지급 약정의 존재와 내용합의한 적 없다, 조건이 안 됐다
손해배상위법행위·손해액·인과관계과실 없다, 손해액 과다
부당이득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정당한 원인이 있었다

하나의 사실관계에서 여러 구성이 가능하면 주위적·예비적으로 함께 주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약정금을 먼저 내세우고, 약정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부당이득을 예비적으로 덧붙이는 식입니다.

청구 전에 모아둘 자료

합의서나 각서 원본이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없어도 포기할 단계는 아닙니다. 약정은 구두로도 성립하기 때문에, 합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간접 자료를 쌓으면 됩니다.

  • 합의서·각서·확인서·정산표 등 금액과 기한이 적힌 서면
  • 카카오톡·문자·이메일에서 금액이나 지급 시기가 언급된 대화
  • 일부라도 입금된 내역(일부 변제는 채무 승인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합의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람의 진술
  • 약정의 배경이 된 거래 자료(동업 장부, 세금계산서, 업무 내역)
  • 지급을 미루며 보낸 상대의 사과·연기 요청 메시지

가장 효율적인 보강은 상대의 입에서 인정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지난번에 정산금 OOO만원 O월까지 주신다고 하셨는데 언제 가능하신가요"처럼 금액과 기한을 특정해 문자로 묻고, 상대가 부인하지 않고 사정을 설명하면 그 자체가 증거가 됩니다. 녹음은 대화 당사자가 하는 경우 가능합니다.

반대로 상대가 "그런 약속 한 적 없다"고 못 박는 답을 보내게 만드는 질문은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물어보는 방식 하나로 자료의 가치가 달라집니다.

소멸시효와 이자,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

일반 민사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 다만 당사자 어느 쪽이든 상인이고 그 약정이 상행위로 인한 것이라면 5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 용역 대가나 급여 성격이 섞인 약정은 더 짧은 시효가 문제 되는 경우도 있어, 돈의 성격을 먼저 따져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산점은 보통 지급하기로 한 날입니다.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면 이행을 청구한 때부터 지체가 생깁니다. 시효가 가까워졌다면 내용증명만으로는 6개월의 유예가 생길 뿐이므로, 그 안에 소송이나 지급명령으로 이어가야 중단 효과가 유지됩니다.

이자는 약정이 있으면 약정 이율대로, 없으면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연 5퍼센트의 법정이율로 계산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소장 부본이 상대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관련 법률에 따른 높은 지연손해금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청구취지에 이 부분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급명령과 소송, 어느 쪽으로 갈지

합의서처럼 다툼의 여지가 적은 서면이 있고 상대의 주소가 확실하다면 지급명령이 빠릅니다. 인지대가 소송의 10분의 1 수준이고 심문 없이 서면으로 진행됩니다. 상대가 송달받고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되어 집행권원이 됩니다.

다만 상대가 이의하면 그대로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처음부터 다툼이 뻔히 예상되거나, 주소를 몰라 송달이 어려울 상황이면 바로 소를 제기하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청구액이 3천만원 이하라면 소액사건으로 비교적 빠르게 진행됩니다.

  1. 약정의 내용·금액·기한을 확정하고 청구 근거를 정리합니다
  2. 내용증명으로 이행을 최고하고 상대 반응을 자료로 남깁니다
  3. 재산이 빠져나갈 조짐이 보이면 가압류를 먼저 검토합니다
  4. 서면이 탄탄하면 지급명령, 다툼이 예상되면 소 제기로 진행합니다
  5. 판결이나 확정된 지급명령을 받아 예금·급여·부동산에 집행합니다

순서에서 자주 생략되는 것이 세 번째입니다. 이기고도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판결문은 종이에 그칩니다. 상대가 부동산이나 사업용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면, 소송에 들어가기 전에 가압류로 묶어두는 선택이 회수율을 좌우합니다.

상대가 흔히 내세우는 반박

약정금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방어는 네 갈래입니다. 합의 자체가 없었다는 부인, 합의는 했지만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는 주장, 이미 다른 방식으로 정산했다는 변제 항변, 그리고 시효 완성입니다.

조건부 약정은 특히 다툼이 잦습니다. "사업이 정상화되면", "매각이 성사되면" 같은 문구가 들어가 있으면 그 조건이 이뤄졌는지를 따로 입증해야 합니다. 반대로 조건이 아니라 단순히 지급 시기를 가리키는 표현이었다고 해석되면 기한의 문제로 정리되기도 합니다. 합의서 문구와 작성 당시 정황을 함께 제출해 해석을 유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변제 항변이 나오면 입증 책임은 갚았다고 주장하는 쪽에 있습니다. 상대가 현금으로 줬다거나 다른 채무와 상계했다고 하면 그 근거를 내놓게 하면 됩니다. 다만 장기간 아무 독촉 없이 지내온 사정이 있으면 법원이 사실관계를 꼼꼼히 들여다보므로, 그동안 왜 청구하지 못했는지도 설명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받기로 한 돈의 성격이 애매해 어떤 이름으로 청구할지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블리에 합의서와 대화 내역, 입금 기록을 올려두면 청구 구성과 시효, 가압류 필요 여부까지 사건 흐름에 맞춰 정리해 드립니다. 먼저 보낼 내용증명 문구를 다듬는 일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합의서 없이 말로만 약속한 돈도 약정금으로 청구할 수 있나요

구두 약정도 법적으로 유효하므로 청구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약속의 존재와 금액을 증명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금액과 기한이 언급된 문자나 메신저 대화, 일부 입금 내역, 상대가 지급을 미루며 보낸 메시지가 핵심 자료가 됩니다. 소 제기 전에 상대에게 금액을 특정해 확인하는 연락을 남겨 두면 입증이 수월해집니다.

약정금 소멸시효는 몇 년인가요

일반 민사채권이면 10년이 원칙입니다. 당사자가 상인이고 상행위로 인한 약정이라면 5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기산점은 보통 지급하기로 정한 날이며,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면 이행을 청구한 때부터 따집니다. 시효가 임박했다면 내용증명 발송 후 6개월 안에 소송이나 지급명령으로 이어가야 중단 효과가 유지됩니다.

지급명령으로 신청하면 상대가 이의할 경우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의가 들어오면 지급명령 신청을 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아 통상의 소송 절차로 넘어갑니다. 다만 소송에 맞춰 인지대를 추가로 내야 하고, 청구 원인을 보충하는 서면을 제출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다툼이 분명히 예상되는 사건이면 곧바로 소를 제기하는 쪽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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