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분쟁, 공사중단 기성고 정산과 하자 청구 순서
공사가 절반쯤 진행된 상태에서 연락이 끊깁니다. 시공자는 대금을 못 받았다 하고, 발주자는 공정이 엉망이라 더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도급 분쟁은 대부분 이 지점, 즉 '지금까지 한 일의 값이 얼마인가'에서 갈립니다.
공사가 멈췄을 때 가장 먼저 정할 것
공사가 중단되면 양쪽 다 상대방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소송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은 잘잘못이 아니라 계약이 살아 있는지 여부입니다. 계약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대금을 청구하는 것과, 해제·해지된 뒤 정산을 구하는 것은 청구 방식과 계산이 전혀 다릅니다.
해지를 하려면 보통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촉구한 뒤여야 합니다. 문자 한 통으로 "그만두겠다"고 통보하고 다른 업체를 불렀다가, 나중에 오히려 계약 위반으로 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공사를 재개하라는 요구, 시정 기한, 그 기한이 지났다는 사실을 순서대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이미 건물이 완성된 뒤에는 계약을 해제해 원상회복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완성된 건물이나 토지 공작물은 헐어내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손실이 크기 때문에, 법은 해제 대신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으로 해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완공 직전인지 완공 후인지에 따라 전략 자체가 바뀝니다.
기성고는 '들인 돈'이 아니라 '비율'로 계산한다
중도에 끝난 공사의 대금은 실제 지출한 자재비와 인건비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판례는 기성고 비율을 구한 뒤 약정 공사대금에 곱하는 방식을 씁니다. 즉 이미 시공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를, 기시공 부분 공사비와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 공사비의 합계로 나눈 값이 기준이 됩니다.
이 계산을 하려면 결국 '어디까지 했는가'를 특정해야 합니다. 재판에서는 감정으로 확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감정인도 중단 시점의 현장 상태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판단합니다. 그래서 공사가 멈춘 그날의 기록이 뒤늦은 주장보다 훨씬 힘이 셉니다.
- 중단 시점 현장 사진과 영상. 날짜가 남도록 촬영하고, 층별·공종별로 구분해 둡니다.
- 견적서와 내역서. 총액만 적힌 계약서보다 공종별 단가가 적힌 내역서가 기성고 산정에 결정적입니다.
- 작업일보, 자재 반입 내역, 세금계산서, 노무비 지급 내역.
- 감리나 관리자가 있었다면 그가 남긴 점검 기록과 사진.
- 공사 중단 경위가 드러나는 문자·카카오톡 대화 전체(일부만 캡처하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추가공사비가 자주 깨지는 이유
도급 분쟁의 절반은 추가공사비에서 시작됩니다. 현장에서 "이건 좀 바꿔 주세요"라는 말이 오가고, 시공자는 당연히 별도로 받는 줄 알고 진행합니다. 정산 단계에서 발주자는 그 말을 한 적 없다거나, 원래 계약에 포함된 범위라고 합니다.
추가 대금을 받으려면 원래 계약 범위 밖의 공사라는 점과, 별도로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함께 보여야 합니다. 구두 지시만 있었다면 그 지시 직후 보낸 견적 문자, 승인 회신, 변경된 도면, 추가 자재 발주 내역 같은 정황이 모여야 인정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발주자 입장이라면 계약 내역서에 그 항목이 이미 포함돼 있음을 짚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지체상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약정이 있어야 청구할 수 있고, 공사 지연에 발주자 측 사유(설계 변경, 자재 미지급, 민원)가 섞여 있으면 그 기간은 빠집니다. 약정된 금액이 실제 손해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우면 법원이 감액할 수도 있습니다.
하자가 드러났을 때, 기간부터 확인
하자는 보수를 청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다툽니다.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데 보수비가 과다하면 보수 청구가 제한되고 손해배상으로 정리되기도 합니다. 발주자가 잔금을 남겨둔 상태라면 하자보수 청구권과 잔금 지급 의무를 서로 맞물리게 해 동시이행을 주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 구분 | 기준 | 기간 | |
|---|---|---|---|
| 공사대금 채권 소멸시효 | 변제기(통상 준공·정산 시점) | 3년 | |
| 일반 목적물 담보책임 | 목적물 인도일 | 1년 | |
| 토지·건물 등 공작물 담보책임 | 인도일 | 5년 | |
| 석조·연와조·금속 등 견고한 구조 | 인도일 | 10년 | |
| 건설산업기본법상 하자담보책임 | 공종별로 별도 규정 | 사안에 따라 1년~10년 |
표의 기간은 원칙적인 기준이고, 계약서에 하자담보책임 기간을 따로 정해 두었다면 그 약정이 우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사대금 채권은 3년으로 비교적 짧으니, 받을 돈이 있다면 시간을 오래 끌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가 일부라도 변제하거나 채무를 인정하는 문서를 남기면 시효가 새로 시작됩니다.
돈을 받아야 하는 쪽, 하자를 물어야 하는 쪽
양쪽이 쓸 수 있는 수단은 다릅니다. 다만 공통점은 있습니다. 상대의 재산이 남아 있을 때 움직여야 판결이 종이 조각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청구 근거를 확정합니다. 시공자는 기성고 정산금 또는 약정 공사대금, 발주자는 하자보수비 상당 손해배상이 중심입니다.
- 내용증명으로 금액과 근거, 기한을 특정해 통지합니다. 이 문서 하나로 상대의 반론 방향이 미리 드러납니다.
-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보전조치를 검토합니다. 법인 계좌, 미수금 채권,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가 실무에서 자주 쓰입니다.
- 금액과 다툼의 정도에 따라 지급명령, 소액사건, 일반 민사소송 중 경로를 정합니다. 하자 감정이 필요한 사건은 처음부터 소송으로 가는 편이 빠릅니다.
- 공사 목적물을 점유 중인 시공자라면 유치권 주장 여부를 따져봅니다. 점유가 끊기면 주장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 보증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계약이행보증, 하자보수보증이 걸려 있으면 보증기관에 청구하는 길이 열립니다.
도급 분쟁은 감정 싸움으로 번지기 쉽지만, 결국 남는 것은 기록과 숫자입니다. 지금 상황이 기성고 정산 문제인지, 추가공사비 다툼인지, 하자 책임 문제인지부터 구분하면 다음 한 걸음이 분명해집니다. 민블리에서 계약서와 대화 기록을 정리해 두면 청구 가능한 금액과 절차를 사안에 맞게 짚어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공사가 중단됐는데 시공사가 받아간 선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선급금이 이미 시공된 부분의 기성고 정산금보다 많다면 그 차액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성고가 선급금을 넘으면 오히려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무조건 반환을 요구하기 전에 중단 시점의 공정 상태를 사진과 내역서로 먼저 확정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구두로 지시한 추가공사도 대금을 청구할 수 있나요
청구 자체는 가능하지만 입증 부담이 큽니다. 원래 계약 범위 밖의 일이라는 점과 별도 대금을 주기로 했다는 점을 함께 보여야 합니다. 변경 도면, 추가 견적 발송 문자, 발주자의 승인 회신, 추가 자재 구매 내역 같은 자료가 여러 개 겹칠수록 인정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공사대금 청구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준공이나 정산 시점부터 계산하는 것이 보통이라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상대가 일부를 갚거나 채무를 인정하는 문서를 남기면 시효가 다시 시작되고, 기한이 임박했다면 소 제기나 지급명령 신청으로 진행을 끊어둘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