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보증 섰다가 청구받았을 때, 책임 범위 따지는 순서
도장 하나 찍어준 기억밖에 없는데, 몇 년 뒤 법원에서 지급명령이 날아옵니다. 주채무자는 연락이 끊겼고 채권자는 보증인에게만 전액을 청구합니다. 이때 바로 갚을지 다툴지는 보증서의 내용과 시간 경과를 확인한 다음에 정할 일입니다.
연대보증은 '순서'가 없는 책임입니다
단순보증인에게는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있습니다. 채권자가 먼저 주채무자에게 청구하고 재산을 집행해 보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연대보증인에게는 이 항변권이 없습니다.
그래서 채권자는 주채무자를 건너뛰고 보증인에게 바로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채무자가 재산이 있는지, 변제 능력이 있는지와 무관합니다. "주채무자한테 먼저 받아가라"는 말은 연대보증에서는 방어 논리가 되지 않습니다.
보증인이 여러 명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동보증이라도 연대 특약이 붙어 있으면 분별의 이익이 없어, 한 사람이 전액을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먼저 확인할 것은 내가 선 보증이 단순보증인지 연대보증인지, 그리고 분담 약정이 있었는지입니다.
1단계. 보증계약이 서면으로 성립했는지 확인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생깁니다. 민법에 규정된 요건입니다. 전화로 "내가 책임질게"라고 말한 정도로는 보증채무가 생기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다툼이 되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빈 양식에 이름만 적어줬는데 나중에 금액과 기간이 채워진 경우, 가족이 대신 서명한 경우, 인감을 맡겼다가 임의로 쓰인 경우입니다. 이때는 서명의 진정성립과 대리권 유무가 쟁점이 됩니다.
- 보증서 원본과 날인된 인영을 직접 확인했는지
- 인감증명서 발급일과 보증 체결일의 간격
- 백지 상태로 건넸다면 보충 권한의 범위를 어떻게 정했는지
- 배우자·부모 명의 서명이라면 본인이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
- 필적이 다투어질 여지가 있다면 감정 신청이 가능한지
서명 자체를 부인할 때는 근거 없이 부인만 반복하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 인감은 누가 보관했는지처럼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제시하는 편이 낫습니다.
2단계. 보증 범위와 기간을 좁혀서 봅니다
보증서에 특정 채무만 적혀 있다면 그 채무에 한해 책임집니다. 문제는 계속적 거래에서 발생하는 근보증입니다. 이 경우 보증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해야 하고,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일정 기간 경과 후 보증인이 해지를 통보할 여지가 생깁니다.
주채무가 중간에 바뀌었는지도 봐야 합니다. 대출을 다시 일으키거나 기간을 연장하면서 조건이 실질적으로 변경됐는데 보증인의 동의가 없었다면, 변경 후의 채무까지 당연히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채무가 소멸하고 새 채무가 생긴 것으로 평가되면 보증도 함께 소멸할 수 있습니다.
청구액 중 원금과 이자, 지연손해금의 비율도 따져봅니다. 약정이율이 과도하면 이자제한법 범위를 넘는 부분은 다툴 수 있습니다. 전액 인정하더라도 금액이 줄어드는 지점이 있다면 그것부터 짚는 게 실익이 큽니다.
3단계. 시간이 지났다면 소멸시효를 먼저 셉니다
보증채무는 주채무에 붙어 있습니다. 주채무가 시효로 소멸하면 보증채무도 함께 소멸하고, 보증인은 주채무의 시효 완성을 원용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채무일수록 먼저 계산해 볼 항목입니다.
| 구분 | 일반적인 시효기간 | 기산점 참고 |
|---|---|---|
| 개인 간 대여금 | 10년 | 변제기 도래일 |
| 상행위로 생긴 채권 | 5년 | 변제기 도래일 |
| 판결로 확정된 채권 | 10년 | 판결 확정일 |
다만 중단 사유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채권자가 중간에 소를 제기했거나 가압류를 했거나, 주채무자가 일부라도 변제하며 채무를 승인했다면 시효는 다시 시작합니다.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 중단은 보증인에게도 효력이 미칩니다.
반대로 보증인 본인이 채권자에게 "조금씩 갚겠다"는 문자를 보냈다면 그 자체가 승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연락을 받았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금액과 근거를 먼저 확인하겠다는 선에서 끊는 게 안전합니다.
4단계. 갚았다면 구상권을 바로 설계합니다
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하면 주채무자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 변제한 범위에서 채권자의 권리를 대위하기도 합니다. 채권자가 담보로 잡아둔 근저당권이나 다른 보증인에 대한 권리가 있다면, 변제 시점에 이전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두는 게 좋습니다.
- 변제 전 채권자에게 잔액 확인서를 요청해 금액을 확정합니다.
- 변제는 계좌이체로 하고 영수증과 채무 소멸 확인서를 받습니다.
- 담보권이 있다면 대위에 따른 이전 등기·통지를 챙깁니다.
- 주채무자 재산을 조회하고 필요하면 가압류를 먼저 겁니다.
- 구상금 청구 소송 또는 지급명령을 제기합니다.
- 공동보증인이 있으면 부담 부분을 넘은 금액에 대해 분담을 청구합니다.
주채무자가 이미 파산·면책을 받았다면 구상이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그래도 공동보증인이 남아 있다면 그쪽으로 분담을 청구할 여지는 남습니다.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소송비용까지 계산해 실익을 먼저 재는 편이 낫습니다.
청구를 받은 직후 2주가 중요합니다
지급명령을 받았다면 송달일로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의하면 통상의 소송으로 넘어가 다툴 기회가 생깁니다. 그냥 두면 확정되어 집행권원이 됩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야 합니다. 서명 진정성, 보증 범위, 시효 완성처럼 다툴 쟁점은 답변서 단계에서 윤곽을 잡아두는 게 좋습니다. 기한을 넘기면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어 변론 없이 판결이 날 수 있습니다.
보증서 사본, 주채무 관련 계약서, 채권자와 주고받은 문자, 변제 내역을 한자리에 모아두면 다툴 지점이 금방 드러납니다. 민블리에서 보유한 자료를 기준으로 책임 범위와 시효 쟁점을 정리하고 다음 절차를 함께 짚어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연대보증 섰는데 주채무자한테 먼저 받으라고 할 수 있나요
연대보증인에게는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없습니다. 채권자는 주채무자의 변제 능력과 관계없이 보증인에게 바로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제한 뒤 주채무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고, 변제 범위에서 채권자의 담보권을 대위할 여지도 있습니다. 변제 전에 담보 현황을 확인해 두는 게 회수에 유리합니다.
10년도 더 지난 보증채무인데 지금 청구가 들어왔습니다
주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면 보증인도 이를 원용해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개인 간 대여금은 10년, 상사채권은 5년이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다만 그사이 소 제기, 가압류, 주채무자의 일부 변제나 채무 승인이 있었다면 시효가 중단돼 다시 계산됩니다. 채권자가 제출한 거래내역과 중단 사유 자료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보증서에 서명한 기억이 없으면 어떻게 다투나요
보증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의사가 표시돼야 효력이 생깁니다. 서명 자체를 부인한다면 인감 보관 경위, 당시 상황, 가족의 관여 여부 같은 구체적 사정을 함께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필요하면 필적 감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백지 서류에 이름만 적어준 경우라면 보충 권한의 범위가 쟁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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